존윅 4 - 그들이 사는 세계
2023/04/22
(존윅 4는 근사한 영화입니다.
아래 글은 영화 <존윅 4>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존윅의 세계를 사람들은 게임처럼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룰이 있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 동의하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영화의 세계를 살펴보았다. 아래 글은 필자의 추측이다.
*
존윅이 사는 세계는 우리가 사는 세계와 흡사하게 닮아 보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는 아니다. 우리 세계의 반대편이나 안쪽쯤 된다. 평행우주 같은 공간이며, 모든 세계를 다 품고 있는 작은 세계다. 마치 보르헤스의 소설 <알레프> 같다.
<알레프>에서 화자는 짝사랑하는 여자친구 집 지하에서 직경 2~3cm 구슬 같은 물건을 보게 된다. 구슬 안에는 모든 시간과 공간이 다 펼쳐져 있었다. 소설 속 화자는 이 모든 시공간을 마치 영화관람객처럼 목도하게 된다. 우리가 존윅 세계의 모든 시공간을 극장에서 목도했듯이.
모든 시공간이 펼쳐지는 세계, 존윅 4의 쾌감은 여기서 온다.
-후작과 최고회의가 지배하고, 결투가 존재하는 세계는 중세 혹은 르네상스 시대다.
-전화교환수와 라디오DJ가 인기였던 시대는 근대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시대는 현대다.
하지만 영화에서 이들 시대는 합쳐져 동시대가 된다. 관객들은 시대 융합에서 오는 낯선 감각을 느끼게 된다.
오사카와 뉴욕, 파리, 베를린 등을 이동 하려면 아무리 전용기가 있는 갑부라도 1...
2019년 김재아란 필명으로 SF장편 <꿈을 꾸듯 춤을 추듯>을 썼다. 과학과 예술, 철학과 과학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잇는 걸 즐기는 편이다. 2023년 <이진경 장병탁 선을 넘는 인공지능>을 냈다. ESC(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 과학문화위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