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성경책 종이는 왜? - 성경, 수학의 **, ** 종합영어

김경민
김경민 인증된 계정 · 날마다 책 만들기
2024/04/02
“그런데, 그때 그거 어쩐지 이상했지 않아?”라고 어린 시절의 내가 의문을 가진 책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만 딱히 의문을 안 가졌을 수도 있을 그런 책. 하지만 어쩐지 신경이 쓰이는 것들이었다. 그 시절에는 그게 왜 그렇게 신경 쓰였는지 왜 그런 모양이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 일을 하면서 의문은 조금씩 풀려갔다. 오늘은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내가 의문을 가졌던 책의 종류는 약 세 가지로, 첫 번째는 성경, 찬송가(이하 성경), 두 번째는 수학의 **, 세 번째는 **종합영어였다.

온 국민 중 누구라도 이 셋 중 하나는 곁에 두고 오래오래 들춰본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었지만 어쩐지 그 모양새는 확연히 달랐다. 먼저 첫 번째인 성경의 경우 책등을 제외한 3면에 마치 코팅을 한 듯 금색이나 적색으로 인쇄가 돼 있었다. 주로 금색은 유광이었고 적색은 무광이었다. 책의 성격상 종이가 매우 얇고(박엽지, 약 50g 내외. 일반 단행본 용지가 80~100g인 것을 감안하면 그 반 정도) 자주 들춰봐야 했기에 가능하면 안 찢어지게 좋았기에 하나의 막을 덧씌운 걸로 보인다. 거기에 장식적인 효과가 있으니 일석이조. 여기에 또 하나의 가정을 추가해 보자면, 적색은 이스라엘인들이 약 4백 년 동안의 애굽의 핍박을 피해 나올 때 성경의 말씀을 따라 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발라서 그 심판을 면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은유라고도 보이고, 금색은 겉표지의 금박과 톤 앤 매너를 맞춘 거라 보인다.

표지로 넘어가면 성경 표지에 쓴 가죽, 종이는 많았으나 어렸던 우리가 쓰는 성경책은 (아마도 단가가 낮은) 종이로 만든 것이 주였는데, 누가 봐도 가죽은 아니지만 가죽 느낌을 물씬 가진 레더텍스(Leather tex, 가죽 느낌의 텍스쳐) 류의 종이를 사용한 것도 이해가 됐다. 하지만 정말 이해가 안 됐던 것은 면지였다. 그중에서도 색. 이 면지로 사용된 종이는 역시 가죽 느낌이 나는 ‘레자크(lethack)’ 류의 종이를 쓴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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