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 아웃
2024/01/02
테이크 아웃
김영우
불 끄는 자는
바람이 아니다.
불 붙이는 자도
바람이 아니다.
불 끄고 붙이는 자는,
시간과 불 자신이다.
그러나 남는 것은 재이니,
재가 다 했다.
불과 바람은, 시간
속에서 일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재
는 노자였는가. 재가
놀지 않았다, 말할
수 없어, 나는 놀지
않았다고 말하련다.
놀고 있는
시를 쓰는 행위도
놀이라, 즉흥 시나
쓰련다. 그러나 내가
낳은 시가, 놀고
있는지는 내가,
내 시에게 물어도,
알려 주지 않을 것이다.
불사조처럼 부활하고
싶어도 나는, 원래
그런 새가 아니었으니,
나는 무료할 뿐이다.
내 피부가 커피색이니
나를, 커피처럼
마셔 달라. 달게
마시지 말고,
커피 마실 때, 커피
맛처럼 마셔 달라.
나에게
소주라고 이름 붙이지
말라. 나는 날 때부터
태풍의 이름처럼 이름
붙여 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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