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1/02
천국과 지옥 화면 캡쳐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에드 맥베인의 < 킹의 몸값 (1959년) > 을 영화로 만들었다.  범죄 영화의 걸작, < 천국과 지옥(1963) > 이다. 그가 주로 대문호의 고전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사실 (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맥베스를 각색한 '거미집의성', 리어왕을 각색한 '란'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각색한 ' 산다 ' ) 을 감안하면 그 당시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대 범죄 소설을 선택한 것은 꽤나 이례적이었다.
 
 << 천국과 지옥 >> 은 영화 촬영장을 전쟁터처럼 만들었던, 혈기왕성했던 시절에 비추면 이 작품은 아기자기한 소품처럼 보이지만 그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걸작'이다. 천국 편에 해당되는 곤도(소설에서는 더글라스 킹이다)의 거실은 마치 연극 무대처럼 단조롭다. 영화는 거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1시간 남짓 머문다. 이 거실에 있는 소품이라고는 전화와 커튼이 전부'이다. 그런데 구로자와는 이 꾀죄죄한 소품 두 개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카메라의 동선과 배우의 동선은 짝을 이루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탱고를 추는 무희의 춤선과 같다.

 카메라가 스텝에 맞춰 나아가면 배우는 물러나다가 어느 순간 엉키고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778
팔로워 297
팔로잉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