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과 은유로 가득찬 뮤직비디오의 세계

바냐(장지현)
바냐(장지현) · 아이돌 연구자
2023/01/03

언제부턴가 유튜브에 뮤직비디오 이름을 검색하면 자동완성으로 '해석'이 따라옵니다. 뮤직비디오는 단순히 음악을 배경으로 두고, 안무를 보여주는 비디오가 아니던가, 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거에요. 하지만 요근래 K-Pop, 특히 아이돌 팬들은 뮤직비디오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기를 매우 즐기고 있습니다. 각 엔터테인먼트사도 이에 발맞추어 촘촘하게 짜인 세계관을 내놓고,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와 연계하여 시청자에게 유희거리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뮤직비디오는 언제부터, 왜 '해석'해야 하는 것이 되었을까요. 

방탄소년단의 경우

<피, 땀, 눈물>, 2016
https://youtu.be/hmE9f-TEutc

시초를 찾기는 어렵지만 해석 유희가 불붙은 뮤직비디오를 찾기는 어렵지 않은데요.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스타로 떠오르기 시작할 무렵 출시되었던 노래와 뮤직비디오 <피, 땀, 눈물>입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근대 서구 예술작품들을 상징하는 모티브를 적극적으로 동원하고 있어요. 가령 고흐가 즐겨 마셨던 것으로 유명한 '압생트'라거나, 피에타 상, 세트에 등장하는 여타 미술작품, '최후의 만찬'을 연상케 하는 연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속 구절 내레이션, 뮤직비디오와 연관된 시리즈 비디오에 등장하는 압락사스에 대한 언급 등을 사람들은 궁금해했어요. 이로부터 각 상징들을 뮤직비디오가 적극적으로 내포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요. 

<I NEED U>, 2015
https://youtu.be/jjskoRh8GTE
<피, 땀, 눈물>의 흥행 이후 뮤직비디오 해석 열풍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방탄소년단의 <I NEED U>를 파헤치기에 이릅니다. 이른바 화양연화 '세계관'의 탄생이었죠. 팬들은 I NEED U에 연출된 인물 내러티브를 따라 이후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도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하이브는 이를 놓치지 않고 BU(BTS Universe)를 만들어내요.

<O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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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아이돌, 서브컬쳐, 젠더 문제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damseldero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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