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제텔카스텐] 나는 제텔카스텐으로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미완)
2024/08/25
회백질 뇌를 더는 믿을 수 없게 됐다. 이런 걱정이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닌데, 최근 새 지식을 접할 때 겪는 어려움이 부쩍 늘어 더는 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걱정 이전에 메모는 훌륭한 지적 도구이므로 이전에도 여러 번 시도를 했었다. 사실, 쌓인 메모가 꽤 된다. 더는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메모들이다. 이 메모들은 메모 당시 지식의 흐름을 포착해 기억에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활용이 됐다. 메모장이지만 낙서장에 더 가까운 무엇인 셈이다.
정리를 잘 하지 못하는 성격에서 비롯되었을 내 메모법에 문제가 있음은 틀림없었지만, 활용이 너무 안 된 나머지 그보다 더 깊은 근본적인 회의감 내지 의구심을 품게 됐다. ‘해야지’와 ‘할 필요 있을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중 숀케 아레스가 쓴 <제텔카스텐>을 접하게 됐다. 이 책으로 내 갈증은 단박에 해소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제텔카스텐이란 메모법을 소개하는 거의 유일무이한 매우 잘 쓴 책으로 독자 입장에선 두 가지 측면에서 축복과 같은 책이다(검색해 보니 최근에 몇 권 더 나왔다). 잘 썼다는 점에서 그리고 읽을 책이 한 권이라는 점에서.
제텔카스텐 메모법은 니콜라스 루만이라는 사회학자의 메모법을 소개한 책이다. 학자로서 니콜라스 루만의 성과는 발군이었다. 그의 성과는 단순히 재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당대 사람들은 판단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제텔카스텐이 등장한다.
제텔카스텐 메모법은 내가 알던 메모법과는 방향성이 완전히 반대다. 그러나 새로운 개념이 조금씩 선명해지자 완전히 낯선 개념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 단언하기엔 이르다. 제텔카스텐을 아직 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인터넷의 수많은 문서들, 특히 위키 시스템에서 제텔카스텐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기존 메모법은 분류하는 메모법이라 칭할 수 있다. 이를 인덱스 메모라 한(단)다. 일상에서 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