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를 죽이는 코미디 - 윤석열 레짐의 리플렉션을 애스크하며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12/05
코미디를 죽이는 코미디 - 윤석열 레짐의 리플렉션을 에스크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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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역을 맡은 황정민의 신들린 연기는 더 입을 댈 것도 없을 것이다. 실제 인물 전두환보다 더 전두환스러운 전두광을 걸출하게 표현해 냈다. 그런데 전두광에게 휘둘리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견제하고, 유약한 것 같으면서도 사태를 판가름하는 결정을 내리는 노태건 역의 박해준 또한 대단한 연기를 해 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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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건 아니 실제 인물 노태우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것이다. ‘절대 빌런’ 전두환에야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광주 학살의 주동자로, 군부독재의 최후 계승자로 단죄할 수도 있고, 죽을 끓이든 밥을 짓든 1987년 이후 36년을 이어오고 있는 6공화국의 첫 직선 대통령으로 그 의미를 인정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문득 노태건에서 노태우를 돌아보는 와중에 떠오르는 추억 중 하나는 그의 엉뚱한 선언(?)이었다. “나를 코미디의 소재로 삼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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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역시 시사 풍자다. <리어 왕>에서 보듯 궁정의 어릿광대는 소란스런 호들갑 속에 입바른 말을 녹였고, 우스개 속에 무엄한 표현을 서슴없이 실었다. 그를 듣는 왕과 귀족들은 뜨끔뜨끔하면서도 너털웃음으로 그 관대함을 과시했다. 우리나라의 탈춤에서도 그랬다. 양반들의 위선과 횡포를 신랄하게 까면서 사람들의 웃음보를 간질였고 양반들 등쌀에 죽어나던 농민들은 탈패의 익살에 배꼽을 쥐면서 양반 스트레스를 풀었다. 다시 한 번 코미디의 본령(本領)은 풍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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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현대사에서 코미디는 곧잘 그 본령을 잃어버렸다. 통렬한 웃음을 가져오는 풍자의 날을 제거해 버리고 “나를 웃겨 보라.”고 팔짱을 끼는 ‘나으리’들 앞에서 코미디언들이 할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저속한 농담으로 웃음보를 짜내거나 물에 빠지고 넘어지고 데구르르 구르는 몸개그로 사람들을 웃기거나. 성경에 예수님이 웃으셨다는 기록이 없었다며 웃음을 ‘경건과 금욕의 적’으로 삼았던 <장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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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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