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운 · 교수·변호사, 여행가이자 인문서 저자
2024/05/12
경비행기에서 나스카 라인 콘돌을 직접 찍었다. 스스로 생각해 봐도 매우 귀한 사진이다. (필자 촬영)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할 시간이 왔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리마를 떠나 남쪽으로 달렸다. 행선지는 크게 두 곳이다. 하나는 파라카스 다른 하나는 나스카. 잘 알려진 나스카 라인(Nasca Lines)을 보기 위한 여정이다덤으로 페루 연안의 생태환경도 보게 된다.

페루에 사는 인디오는 기원전부터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어 살면서 문명을 형성했다. 태평양 연안(코스타), 안데스의 고원 지대(시에라), 아마존 지역(셀바)가 그것인데, 파라카스와 나스카는 코스타 지역을 대표하는 문명으로 그 대표적 유적이 나스카 라인이다.
 

리마를 벗어나 팬아메리칸 하이웨이에 들어서 남쪽으로 달리면 이런 풍경이 계속된다. 저 사구 끝에 태평양이 보인다. (필자 촬영)


리마를 떠나자 곧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여기가 바로 세계 최장 고속도로로 알려진 팬아메리칸 하이웨이. 팬아메리칸 하이웨이는 남북 아메리카를 잇는 고속도로로 장장 3만 킬로미터에 달한다. 두 대륙의 서부 해안을 타고 남쪽은 파타고니아의 끝까지, 북쪽으로는 알래스카까지 이어진다. 파라카스는 리마에서 250여 킬로미터, 나스카는 45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우리는 두 곳에서 각각 1박을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한 가지가 선명하게 기억되는데, 리마를 떠나 남쪽으로 내려 가는 길이 모두 사막이었다는 사실. 지도를 펴 놓고 살펴보니 페루의 서부 해안 지대는 모두 사막이고, 이것은 남쪽 칠레와의 국경 지대의 아타카마 사막으로 이어지다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까지 지속된다. 길이 3200킬로미터, 폭 100킬로미터의 광대한 사막으로 그 규모가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다.

어떻게 해안지대에 이런 거대한 사막이 있을 수 있을까?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기상학자들은 이것을 남극 쪽에서 올라오는 찬 해류, 곧 훔볼트 해류와 안데스 산맥이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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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 오랜 기간 인권변호사로 활약. 우리나라 인권법을 개척한 인권법 연구가. '빈센트 반 고흐 새벽을 깨우다', '로마문명 한국에 오다' 등 10여 권의 인문교양서를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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