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사람] 4. 아이돌 세계관 탐구 - 르세라핌 <크림슨 하트>

김재희
김재희 · 방송작가
2024/01/31
출처 : W KOREA

아이돌 세계관의 시작점은 SM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012년 데뷔한 엑소는 '엑소플래닛'을 기반으로 평행우주, 초능력을 소재로 세계관을 만들었지만 현실과 거리가 먼 상황을 멤버들이 부끄러워 한 나머지 (제 초능력은 바람이에요. 풉.) 팬들이나 대중에게 멋진 것으로 인식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성과를 떠나 인정해야 할 것은 SM이 개척자라는 것이다. 그들이 맨 땅위에 새로운 시도를 펼쳤기 때문에 더 나은 다음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세계관이 추앙 받는 존재가 된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기 이후다. 멤버들과 본명이 같은 일상의 인물을 소재로 하며 아티스트와는 분리하는 독특한 방식을 쓴 빅히트의 방탄소년단 세계관은 팬들에게 이스터에그를 끊임없이 추가 공개하며 세계적 인기와 함께 확산되었고 BU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SM은 에스파 데뷔와 함께 광야를 배경으로 한 세계관을 SMCU로 명명하며 엑소부터 이어진 연결고리를 선보였다.

아이돌 세계관의 서사를 마련하는 작업은 많은 수고와 비용이 드는 데다 기획단계부터 구상하지 않으면 활동 중 갑작스럽게 넣기 어렵다. 사실, 노래와 춤을 잘하면 되는 가수에게 필수 요소도 아니다. 데뷔 전 부터 서사를 만들어 공개한 아이돌로는 SM. 하이브 의 아티스트를 포함해 미스터리 서사를 둔 미스틱의 빌리나 일곱명의 왕을 콘셉트로 한 킹덤까지 채 10개 내외 정도에 그친다. 그조차 투입비용과 시기에 따라 디테일 차이가 많이 난다.

SM이 뮤직비디오와 가사 위주의 전개라면, 하이브는 웹툰, 웹소설, 앨범과 곡명, 가사, 자체 콘텐츠를 넘나들며  다양한 구도를 마련한다.
또한 하나의 우주, AI 로 이어지는 세계관을 추구하는  SMCU 에 비해 하이브의 세계관은 아티스트별로 별도의 시공간이 부여된다. 뱀파이어를 모티프로 한 엔하이픈, 마법아이돌을 소재로 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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