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김태환 ·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습니다
2021/11/17
앞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길은 바닥으로 비유할 수도 있겠네요. 정호승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가 떠오릅니다.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삶에 정해진 방향이라는 게 있나 싶습니다. 딛고 일어서는 곳이 바닥인 것처럼, 걷다보니 길이 되는 것 같아요. "오늘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살다가 뒤돌아보면, 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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