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했습니다.
운명적인 연인을 만나 첫눈에 반해 격정적인 사랑을 하고, 번듯한 양복을 입고 고층 빌딩에서 나만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런 모습들이요.
슬프게도 이제는 아네요. 삶의 길은 평탄할 순 없고, 늘 깎이고, 파이고, 구불거린다는 것을요.
그래요. 사랑도 했죠. 하지만 소설 속 아름다운 이야기와는 거리 멀고 미숙함에 상처만 가득했습니다.
입사 시험에서 수없이 미끄러짐을 경험하곤, 내가 선택할 순 없고, 그저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요. 지금도 바글대는 사무실 조그마한 한 칸에서 하루를 갈아 놓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이 커다란 땅덩어리에서 오늘도 부지런히 족적을 남기고 있으니깐요. 가끔 살아있기에 사는 건지, 살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