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내렸을거라고요? 정말로요?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는 '아 그때 집을 샀어야 했는데...'인 것 같습니다.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카톡방에서도 자주 나오는 얘기죠. 마찬가지로 나오는 다른 이야기가 '그때 코인을 샀어야 했는데', '그때 그 주식을 샀어야 했는데'고요. 그리고 다들 똑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때는 지금과 다른 선택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진심으로 되물어보고 싶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시간을 되돌린다면 지금과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한번 생각해보죠. 자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요.
우리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환경과 상황과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판단을 한 후, 그 판단 하에서 최선이라 생각되는 선택지를 뽑습니다. 즉, 그 당시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고 마찬가지로 선택을 하지 않은 결정은 선택을 하지 않을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와 동일한 조건이 주어졌을 때,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결정을 내리진 못합니다.

지금 와서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결과를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들은 미래의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내립니다. 따라서 그 상황과 환경, 주어진 정보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의거해서 가능한 미래를 예상하고 그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것이죠. 즉, 우리가 내린 모든 결정들은 그 상황에서 내릴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들의 집합입니다.

만약 의사결정과 선택을 동전던지기로 했다면 과거로 돌아갔을 때 다른 선택을 내릴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동전던지기로 결정을 내리는 건 오늘 저녁 메뉴를 치킨으로 할지 탕수육으로 할지를 선택할 때나 하는 것이지 집을 사거나 회사를 옮기거나 창업을 할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지를 결정할 때 하는 것은 아니죠.

단적인 예로 요즘 화제인 주택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집을 산 사람들은 주변 환경과 자신의 상황, 그리고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서 집을 사야할 이유가 있었던 사람들이죠. 반면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은 온갖 상황에서도 집을 사지 않을 이유가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2010년대 초반의 주택시장 침체기 시기에 사람들은 집을 사길 꺼려했습니다. 왜냐면 집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당시에 집을 사는 것을 미루던 사람들이 다 동일한 생각이었습니다. 집 가격이 하락하니 더 싸질 것으로 기대하고 더 낮은 가격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집 가격이 폭락할게 무서워 사지 않았던거죠.

심지어 당시는 대출도 잘 나왔었는데 빚을 지는게 싫어서(혹은 무서워서) 집을 사지 않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주택이란 자산을 순수하게 자신의 자본금으로만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인생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기에 빚 없이 사는 것도 무리고요. 선진국 어느 나라건 주택구매는 대출을 끼고 하는데도요. 이러니 당시엔 미분양이 속출했던 거죠. 당시에 집을 산 사람들은 그래도 집은 있어야하지 않겠냐 라는 사람이거나 하락할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거의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입니다.

2018년부터 본격화된 주택가격 랠리 때도 주택을 사지 않았던 사람들은 사실 여러 뉴스들을 보면서도 사지 않을 이유를 찾았습니다. 즉, 자신들의 전망으로는 주택을 사는 것이 나쁜 결과를 부를 것이라 예상했기에 주택 구매를 미루고 미뤄왔던 것이죠.

자 만약 이 랠리가 멈추고 주택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든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정말로 이제는 집 한채라도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주택을 구매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더 싼 가격을 기대하거나 폭락의 가능성을 두려워한다면 그때도 구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겠죠. 과거로 되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똑같고요.

결과를 아는게 아닌 이상에야 우리는 제한된 정보와 환경 속에서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앞으로도 절대 바뀌지 않을 사실이죠.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제대로 된 선택을 내리고자 한다면 결과를 중심으로 선택을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그 선택 과정이 정말로 타당했는가를 따져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알고 있었더라면 선택을 바꿀 수 있었던 정보'가 없어서 현재의 선택을 내렸을 때, 이 선택을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면 그 정보는 당시 상황에서는 얻을 수 있는게 아니었으니까요. 다만 나의 선입견과 편향성으로 인해 정보를 내 편향에 맞는 것만 받아들인다거나 나의 편향성에 맞게 정보를 해석했다면 이는 분명히 반성해야 할 일이죠.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선택의 실패를 겪는 일이 많은 것 같긴 합니다. 대체로 망한 선택만 계속 반복하는 경우라면 보통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기 마련입니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내린 선택에 대해 후회하며 다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다짐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란 겁니다. 아무래도 선택을 평가하는데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겠지만 결과만으로 선택을 평가하는 경우 선택과 의사결정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계속 반복해서 겪게 됩니다. 때문에 선택과 의사결정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경우 그 과정 자체를 검토하고 평가하며 문제점이 있을 경우 바꿔야 하는 것이죠.

더 나은 의사결정과 선택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