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괜찮으시겠어요?

백지수표
백지수표 · 내가 정하는 나의 가치.
2022/04/28
아이들의 여름 옷을 사기 위해,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편에 속하는,  아울렛 매장을 찾았다. 
초등학교 4학년, 6학년인 두 딸은 “한창 클 나이”임을 하루하루 눈으로 확인 시켜주고 있었고, 이제는 매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사러 가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마음에 드는 상의를 몇 벌 사고, 청반바지를 사기위해 청바지 전문 매장에 들어갔다.
여학생이 입을 만한 여름 청반바지를 보여달라 부탁드렸다.
50대 중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 사장님은 마스크 너머의 눈으로 나를 아래위로 쭉 훑어보더니, 

“손님, 저희 매장 옷은 기본이 10만원대 인데 괜찮으시겠어요?”

라고 하는게 아닌가.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풉~”하고 웃어버렸다.
그리고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못 살 것처럼 보이시나 봐요, 알겠습니다.”
하고 아이들과 매장을 나왔다.
돌아서서 나오면서 과거에 줄리아 로버츠와 리차드 기어가 주연을 한 영화 ‘귀여운 여인’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거리의 여자 줄리아 로버츠가 쇼핑을 위해 매장에 들어갔을 때, 매장직원은 줄리아 로버츠의 옷차림을 보고 그녀를 완전히 무시했고, 그녀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매장을 빠져나오는 장면이었다
‘ 나 지금 영화 속 여주인공이 된거야? 아차,얼마면 돼? 라고 눈에 힘주면서 소리쳐 주고 나올걸 그랬나.’
영화 귀여운 여인과 드라마 가을동화의 완벽한 콜라보의 기회를 놓치다니..안타까운 일이었다.
   
청바지 매장의 사모님이 아래위로 훑은 나의 차림새는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에 색깔별로 5장에 2만원을 주고 산 검은색 티셔츠 였다.
충분히 후줄근해 보일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나는 옷을 잘 입지 못한다. 
옷을 잘 입지 못하니, 옷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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