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7세 새엄마의 육아일기 (5)
1940년생 허원제와 1945년생 안귀옥 부부. 사실 이 두 사람은 양쪽 다 그 윗대가 딱히 대단한 명문가나 양반가도 떵떵거리던 부잣집도 아닌 그 시절 그저그런 평범한 집안의 자녀였다. 일단 허원제는 집안에서 3남2녀 총 5남매중 막내로 그 아버지는 1900년대 생으로 20대 청년이 된 일제 강점기때 대체로 한성에서 철물점을 하며 그렇게 살았다. 헌데 철물점을 하면서 그래도 자녀 다섯을 무난히 고등학교까지 보냈다고 한다면 그 시절 그런대로 자녀교육에 최선을 다한 그런 아버지였던 셈이다.
한편 안귀옥은 집에서 5자매중 첫째인데 그 아버지는 일단 일제때 고등학교까진 나온뒤 이후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사 같은 개념은 아니고 병원에서 서무 작업이나 이런저런 잡무를 돕는 그런 보조역할을 하며 일했다. 일종의 병원 직원. 요즘의 개념으로는 ‘서무과 직원’쯤 되는셈이지만 그 시절까지만 해도 그런 개념구분은 잘 없었던 듯 하다. 다만 귀옥의 아버지는 나름 그 부분에서 실력을 좀 인정받았는지 병원 서무과 직원으로 평생을 일하면서도 역시 딸 5자매를 무사히 고등학교까지 보냈을 정도로 역시 성실하게 일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다만 40년생 허원제가 집안에서 5남매중 막내고 반대로 45년생 안귀옥은 집안에서 5자매중 첫째이다 보니 원제의 아버지와 귀옥의 아버지는 ‘사돈간’이긴 하지만 원제 아버지가 1900년대 생이고 귀옥 아버지가 20년대생으로 두 사람의 나이차이는 스무살 차이다. 다만 어땠든 상대방 집안의 문제로 흠을 잡거나 할만한 그럴만한 입장이나 처지는 아닌 그런 사람들이었다.
다만 아무래도 아직은 연애보다는 중매가 더 보편적인 시절이라서인지 그런쪽으로 특히 원제 부모님이 아들의 선택을 좀 못마땅하게 여기는 면이 있었다. 원제가 그 당시 사귀는 귀옥을 데리고 집안에 인사드리러 왔을때도 예의상 손님으로 대접하긴 했지만 여전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마음이 가시지가 않았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실은 원제는 어쨌든 그래도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었다. 사실 원제 부모 입장에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