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이 두려워서 주절대지 말 것

홍수정 영화평론가
홍수정 영화평론가 인증된 계정 ·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24/06/10
사실 비평을 쓴다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비평까지 가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가 재미가 있다, 없다는 얘기를 내놓고 말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누군가는 내 글에 반박할 것이다. 솔직히 내가 써놓고 봐도 반박이 쌉가능이다.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무서워할 것 없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까? 절대 안 되지. 장이 얼마나 맛있는데.

우선 생각한다. 벌어질 일이 벌어진 것뿐이다. 완벽한 글에도 누군가는 반박하니까. 싸우자고 들어오니까. 희진 언니의 고매한 정신을 생각하자. 그래 XX 맞다이로 들어와.

두 번째, 유념한다. 글을 쓰는 순간에는, 나중에 반박당할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는다. 글은 글이다. 반박은 그다음 단계의 일이다. 그걸 미리 걱정하며 쓰는 것은, 초등학교 막 입학하면서 나중에 대학 다닐 때 하숙해야 되나, 자취해야 되나 걱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인생은 스텝 바이 스텝.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누군가 내 글을 조목조목 반박해서 공개적으로 쪽팔릴까 봐 걱정할 필요는 별로 없다. 그 정도의 열광적인 반응이 오는 일은 거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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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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