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후기] 독자를 생각하는 저자는 다르다

엄지혜
2024/05/20
alookso 엄지혜

“독자보다 저자가 더 많은 세상”. 2024년 봄, 출판계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독자들은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최근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가 발표됐는데요.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성인 가운데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은 43%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대비 4.5% 감소했는데요. 1994년부터 격년으로 실시하는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역대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그 중 전자책, 오디오북을 제외한 ‘종이책 독서율’은 32.3%로 성인 10명 중 7명이 종이책을 1년에 1권도 읽지 않았습니다. (정말 놀랍죠?)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량은 3.9권이었는데요. 종이책 독서량은 1.7권에 그쳤습니다. 도서 구입량을 살펴보면 종이책의 경우 1.0권, 전자책은 1.2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러분은 1년에 몇 권의 종이책, 전자책을 구입하나요? (설마 단 한 권도?) 
 
그럼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3월 말, L씨에게 메일을 한 통 썼습니다. “에어북을 한 권 출간해보자”는 이야기였죠. 제가 생각한 목차, 본문 구성을 구체적으로 적었고 왜 당신에게 이 원고를 청탁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아직 책을 내본 적이 없는 L씨는 평소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꾸준히 블로그, SNS에 글을 남겼죠. L씨는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매우 특수한(?) 업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L씨가 남긴 글을 보면, L씨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소개하면 좋을 텐데 정보가 매우 제한된 글입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어, 이 사람은 왜 말을 하다 말지? 내가 궁금한 건 A인데 왜 B만 말하고 있지?’ 싶습니다. 저는 L씨에게 원고를 청탁하면서 “독자가 궁금한 것들은 이런 것들이에요”라고 썼습니다. 이윽고 회신을 준 L씨는 제게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책은 나의 (   )을 기념할 만한 이벤트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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