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

오지은
오지은 인증된 계정 · 쟉가, 음악가
2024/03/18
커다란 사람 앞에 가면 긴장한다. 내 바보 같음을 숨기려고 노력해도 전부 꿰뚫어볼 것 같고 그렇다고 대놓고 바보처럼 굴 용기도 없어서 행동이 어색해진다. 사람이 동물이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사자 앞에서 몸이 굳은 작은 초식동물이 된 기분, 살면서 그런 기분을 느낀 적이 몇 번 있었다. 책을 읽다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노 요코는 대단한 사람이다. 그의 책 [100만 번 산 고양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책이고 그 외 수많은 대단한 일을 해서 일본 정부에서 주는 훈장까지 받았다. 예술인이 정부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좀 과장되게 말하자면 그 분야에서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뜻이다. 승천해서 천상계로 간 사람이 쓴 에세이. 심지어 제목이 [사는 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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