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영화의맨살 ㅣ 선생님, 이제 죽으셔야죠.
2024/03/26
문장의 첫 글자를 쓰고 난 후에 한 문장의 끝을 알리는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소요된 글자 수가 대략 삼백 육십 음절, 열세 줄(한 줄에 대략 30字).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고,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고,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고, 이제는 정말 마침표를 찍겠지_ 라고 믿는 순간 다시 쉼표를 찍는 스타일. 난독과 오독을 유발하는 만연체로 악명 높은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문장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 때, << 보봐리 부인 >> 을 읽다가 플로베르의 만연체에 질려서 욕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시게히코에 비하면 플로베르는 김훈이요, 발자크는 고은1)이다.
< 만연체 > 하면 생각나는 인물이 있어 잠시 여러분에게 소개할까 한다 : 허장강이라는 배우가 계셨다. 전 세계를 구름처럼 떠다니면서 연기 배틀을 뜨신 분이지. 출연 분량에 대한 욕심이 워낙 많으셔서 이 양반이 필름통 여러 개 작살내셨다. 이런 식이다. 딱, 카메라 앞에 서면 말이야. 너 총알 ? 나 허, 허허허허허장강이야. 총알이 빗발치며 몸을 관통해도 가슴 부여잡고 무조건, 무조건, 카메라 앞으로 가. 그리곤 좆나게 애드립 치는 거야. 감독 뿔날 때까지 ! 그런 무대뽀 정신...... 그게 필요하다. "
총알이 심장을 관통하면 " 꼴까닥 " 하며 즉사(卽死)해야 마땅하나 곤조 하나로 버티신 몸. 총 맞고 비틀거리다 쓰러져 눈을 감나 싶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애드립을 치시고, 이제 끝나나 싶으면 다시 눈을 부릅뜨고 애드립을 치시고. 눈치고 코치고 닥치고 레디-고 외치면 연기 욕심을 불태우시는 분. 그렇게 < 즉사 - 씬 > 을 에로 영화의 < 정사 - 씬 > 보다 길게 연기하셔서 감독으로서는 애로 사항이 많았다고. 하스미 시게히코 문체가 영락없이 허장강을 닮았다. 맛보기로 한 문장을 소개하기로 한다. 놀라지 마시라. 지금 읽을 문장은 한 문장...
@살구꽃 재미있게 쓰는 게 목표입니다. ㅎㅎ
아침부터 숨 못 쉬게 하시네요. 컴 화면에 허장강이 불쑥 튀어나와요.
악담님이 풀어내는 글에 묘한 긴장과 코미디가 있어요. :)
아침부터 숨 못 쉬게 하시네요. 컴 화면에 허장강이 불쑥 튀어나와요.
악담님이 풀어내는 글에 묘한 긴장과 코미디가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