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스미스 전시에서 '황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라라
라라 · 에디터
2023/03/17
지난주 토요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키키 스미스 전시를 보고 왔다. 전시가 끝나기 하루 전날이었다. 50명쯤이 입장 대기하고 있었다. 
키키 스미스의 '황홀'(2001)
기억에 남는 작품은 '황홀(Rapture)'이었다. 작품 설명을 보면 작가는 ‘빨간 망토’ 우화에서 이를 착안했다. 동화에선 사냥꾼이 외부에서 늑대 배를 가른 덕분에 빨간 망토 소녀가 탈출할 수 있었다. 키키 스미스의 이 작품에선 성인 여성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늑대 배를 뚫고 나온다.

나는 이렇게 해석해 봤다. 여성과 늑대는 사실은 친구가 아닐까? 작품 속 여성이 늑대의 손을 잡은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개를 뒤로 젖힌 늑대의 표정은 고통스러워 보이지도 않았다. 어쩌면 배가 찢어진 늑대와 배를 뚫고 나온 여성은 적대 관계가 아니라 우호 관계인지도 모른다. 또는 늑대와 여성은 사실 하나일 수도 있다. 늑대인 여자가 여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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