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여름밤을 달려봐> : '역할'로부터의 해방
종종 상대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감이 안 잡힐 때가 있다. 분명 이름을 아는데도 말이다. 결국 직업이나 직책에 따라 기사님, 사장님, 선생님과 같은 명칭을 찾아낸다. 우리의 이름보다도, 우리의 역할로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니. 우리는 역할에 갇혀 있다. 그래서 역할에 따른 의무와 책임을 더 선명하게 나누는 걸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 가장 벅차오른 장면은 빅토리아와 하이디의 대화였다. 주인공 오든의 입장에서는 친모와 계모가 된다. 오든의 아빠 로버트의 입장에서는 전 아내와 현 아내. 빅토리아와 하이디만 놓고 보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친밀한 대화가, 친모와 계모 사이, 전 아내와 현 아내 사이가 되는 순간 요상해진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두 여자의 만남은 왜 생소해야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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