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 아빠 되다

수학자 아빠 되다

2023년 10월 2일, 한 남자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 지난 주말 토요일 늦저녁에 큰 진통이 시작 되어서 병원에 와서 입원하고 무통주사 (Epidural)을 처방 받고 통증이 완화 되는걸 확인하고 둘다 긴장이 풀려서 안심하고 푹 잠들었는데, 정작 일요일 하루가 꼬박 지나도 자연출산이 진행될 만큼 자궁경부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제왕절개 (C section)를 통해 새벽 1-2시 경 아이를 낳았는데 하루 넘게 맞은 Epidural의 부작용 탓인지 와이프가 수술을 시작하기 전부터 어마어마하게 한기를 느끼는지 말 그대로 사시나무 떨듯이 수술 하는 내내 의식을 잃고서도 몸을 떨고있었다. 제왕절개 중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간호사 둘이서 탯줄을 자르는데 내게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데, 수술실 들어올 때에 경황이 없어서 챙기지 않았다. 수술대 위에서 경황이 없던 와이프 대신에 내가 탯줄을 자른 아이와 skin to skin 으로 몸을 밀착해있다가 와이프의 눈앞에 아이를 두니 와이프가 수술대에 누워있는 내내 아이를 응시했었는데, 출산하고 이틀이 지나서 물어보니 정작 본인은 수술 중에 아들을 본 기억이 전혀 없댄다. 

비록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상적으로 제왕절개를 하고 아이를 잘 낳은 일련의 과정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초보 부모가 된 입장에서는, 그리고 와이프가 몸을 벌벌 떠는 것을 옆에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수술대 구석으로 아들을 옮겨서 탯줄을 자르는 중에도 의식을 잃고 몸을 떨고있는 와이프의 왼손을 내내 꼭 잡고있었다. 아주 만약에 와이프가 잘못 된다면 내 마음에서는 갓 세상에 태어난 아들을 깊이 환영할 자신이 없었고 의식이 없던 와이프도 아들을 본 기억은 없어도 내가 옆에서 계속 손을 잡고있던 것은 기억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로 죽는줄 알았는데 오빠 덕에 살아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21년 5월에 수학 박사학위를 받고 21년 여름부터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 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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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기 아빠 입니다. 유튜브 '수학의 즐거움, Enjoying Math'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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