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청실홍실 (6)

훼드라 · 작가,정치평론가
2024/05/07


 시간이 좀 더 흘러 어느덧 광일도 국민 학생(* 지금의 초등학생)이 되었다. 한편 광일이 국민 학교에 입학할 무렵 경환 내외는 강남구 압구정동에 새로 생겨난 아파트 단지에 이사를 왔다. 이때가 강남이 막 개발되기 시작한 직후라 한참 특히 아이들 학교보낼 나이가 된 학부모 연령층이 한참 유입되던 시점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경환내외도 그때쯤 이 지역으로 이사를 온 것이다. 생각해보면 경환과 가인 내외는 결혼후 광일이 태어날때까지 대략 3-4년 정도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이후 신길동 우진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광일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까지 그곳에서 산 것인데 그러니 우진아파트에서 산 시간이 대략 6년정도 되는 셈이다. 그리고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이사와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광일. 물론 어느덧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게 되는 광희도 신길동에 있는 국민 학교에서 강남구 청담 국민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다. 
 광희와 광일 남매의 학창시절은 대체로 처음 한동안은 큰 탈 없이 무난하게 잘 흘러가고 있었다. 다만 광희는 그래도 좀 숫기가 있어서 친구들하고도 곧 잘 어울리고 달리기 같은 운동도 제법 하는 반면 광일은 말수적고 무뚝뚝한 분위기가 아무래도 제 아버지를 닮았는지 어울리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운동도 잘 못하는 편이며 과목은 대체로 국어나 사회,도덕같은 인문계 과목에 더 흥미를 느끼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특히 뜻밖에도 ‘반공교육’시간을 좋아해 도덕시간에 이따금 하게되는 반공교육이나 6월 현충일이나 6.25 같을 때 이따금 학교에서 초빙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귀순용사나 안보강사들의 안보강연이나 북한실상 증언따위를 듣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냉전시대이기에 이 무렵 아이들에게 ‘반공교육’은 거의 기본적인 필수과목이나 다름없이 가르치던 시절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반공교육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태도나 그릇은 천양지차가 될 수밖에 없다. 헌데 어쨌든 뜻밖에도 광일은 이런 반공교육 시간을 재미있어 하거나 즐겨들었다는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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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서울 출생 91년 한영 고등학교 졸업 94-97년 방송작가 교육원 및 월간문학,현대문학,한길문학 문예대학 수강 및 수료 04-07년 전 뉴라이트 닷컴 고정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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