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한다. 우리 딸~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4/26
오늘은 작은 딸 생일이다. 4월26일...
잊을 수가 없는 날이다.
문득,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새벽 2시...
화장실에 가 보니 이미 옷이 다 젖었다.
아뿔사. 또 터졌구나.   순간 실망감과 허탈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양수가 터진 것이다
아직 예정일은 15일이나 남았고  최대한 예정일에 가깝게 수술 날짜를 잡아 놓은 터였다.  나는 5월에 아기를 낳고 싶었다.  꿈도 야무지게...  계절의여왕 5월에 낳고 싶었다.
병원엘 가야하나 이 밤중에... 어차피 아침 돼야 수술할 텐데..
첫째 때, 아침10시에 양수가 터져 병원엘 갔지만 마침 일요일이라 의사와 연락이 안돼 저녁 9시가 다 돼서야 수술을 했던 경험이 있는 나는 양수가 터져도 몇시간은 별 탈이 없다는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해 뜨자 바로 갔으면 좋았으련만 수술하고 며칠 굶을텐데 얼마나 기운이 없을까 싶어 안 넘어가는 밥을 억지로 꾸역꾸역 먹고 병원으로 갔다.
의사는 식사 후 6시간이 지나야 수술 할 수 있다고 했다.   기가 막혔다. 이렇게 무식할 수가 있나. 
양수가 다 빠졌으니 그 때부터 자궁수축이 시작되고 진통이 오기 시작했다.
제왕절개의 유일한 장점이 고통이없다는 것인데 나는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진통을 고스란히 겪고 또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간호사 둘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 경우 어떻게 되는거예요...태아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ㅠㅠ 미안하다 아가야. 무식한 엄마 땜에 니가 고생이 많구나..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서야 수술실로 들어 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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