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댄서
서툰댄서 · 네트워크를 꿈꾸는 자발적 실업자
2023/01/07
정신병원이 주요 배경이 되고 있는 뮤비이니까, 이 참에 제가 생각하는 미쳤다는 말의 의미를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자"에 대한 제 해석은 그에 따라 나옵니다.
김도훈 님, 백수골방 님, 홈은 님 등께서 좋은 글을 써 주셨고 그 내용들에도 동의하지만, 저 나름의 생각들을 덧붙여 봅니다.

첫째 의미는 일반적인 정신병의 의미입니다.
정신질환의 종류가 많고 다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정상적인 현실 인식과 동떨어진 판단과 믿음을 갖는 경우 미쳤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뮤비 도입부에 나오는 것처럼 자신이 아이폰의 시리라고 믿는 경우겠죠.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구분은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아마도 아이폰은 아니겠지요? 갤럭시라면 몰라도)

둘째 의미는 첫번째 의미를 좀더 확대한 것입니다. 보통 비정상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는 아니지만, 객관적인 현실과 벗어난 인식이나 믿음에 사로잡힌 경우입니다. 친한 친구의 얘기를 듣다가 엉뚱해 보이는 친구의 생각이나 집착에 '너 미쳤구나' 하고 말하는 경우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이런 의미에서라면 우리 중 거의 다 어느 정도는 미쳤다고, 적어도 미치는 때가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우리는 보통 스스로를 아이폰의 시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요구를 들어 주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시리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비슷한 점이 있지 않을까요?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할 겨를도 없이 타인이 자기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고 하고 거기에 부응하려고 하는 데에만 온통 집중하는 것도 일종의 비현실적인 사로잡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에 많은 경우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니, "너 미쳤구나" 하고 말하는 친구가 상대보다 덜 미친 것인지를 판정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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