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비 인형은 한국 사람 얼굴일까?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5/05
출처-픽사베이
    누군가 질문을 했다. “왜 한국의 바비 인형은 한국 사람의 얼굴이 아니지?” 깜짝 놀랐다.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래, 가벼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이제 우리가 질문을 할 차례다. 이런 질문을 해보자. “미국의 흑인 아이들도 금발의 바비 인형을 받게 될까?” 정답은 ‘노’다. 흑인 아이들은 흑인 바비 인형을 받는다. 왜? 그 아이들은 흑인이니까. 그게 당연한 것이었다. 흑인 아이에게 백인 바비 인형을 주면 험악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그럼 우린? 그런 상황을 맞을 일이 없다. 감사히 받아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자기 비하를 자연스럽게 배웠던 것인지 모른다. 물론 이런 반박이 돌아올 수 있다. “인형 가게에 가 봐라. 한국인의 얼굴을 가진 바비 인형은 없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없다는데 어떻게 사주나. 그런데 착각이다. 시장의 원리를 잘못 배운 것이다. 

    경제학 초기에 세이의 법칙이란 게 있었다. 프랑스 고전파 경제학자 장 바티스트 세이(1767∼1832)가 주창한 이론인데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게 요지였다. 세이의 법칙은 1803년 출간된 세이의 저서 《정치경제론》에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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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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