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도 못하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괴물’
영화 리뷰 쓰는 일은 스포일러와 싸움이 될 때가 많다. 영화보기의 재미를 망치지 않으면서 그 영화의 재미를 설득력 있게 개진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 같은 영화가 특히 그렇다. 영화는 크게 3차례의 반전이 펼쳐지는데 그 반전의 내용을 암시하지 않으면서 글쓰기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래서 2023년 최고의 영화로 꼽았으면서도 영화 개봉 8주차가 되길 기다려 글을 올린다. 필자가 이 영화 국내 관객의 최대치로 여긴 50만 명에 거의 도달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하며 썼지만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니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꼭 영화를 보고 글을 읽어줄 것을 부탁한다.
영화의 구성을 보면 하나의 살인사건에 대해 엇갈린 진술을 펼쳐지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1950)을 떠올릴 법하다. 라쇼몽의 기막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