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나?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4/03/07
어느날 나한테 삐졌던 사람이 있었다. 하하호호 잘 지내다가 무슨 일로 내게 화가 난 건지는 알지 못한다. 아무튼 그 사람은 내게 이런 댓글을 달았다.

"저는 엘프니 오크니 나오는 판타지 쓰는 주제에 환단고기 가지고 까는 게 말이 되냐?"

카테고리를 완전히 잘못 잡은 비난이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판타지를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로 보이는지 잘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황당한 것이라는 면에서는 환단고기나 판타지 소설이나 그게 그거라는 셈이었다.

판타지를 보는 사람들이 어딘가 엘프가 있고 오크가 있어서 언젠가는 우리를 침공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판타지의 세계를 진실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이 중국은 천월물이라 부르는 환생 빙의물을 금지시키는 문화 간섭 행위를 했는데, 그것은 실제로 환생 빙의하겠다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고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해서 이 소설을 금지시키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영화로 친다면 슈퍼맨 영화를 보고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슈퍼맨 영화를 방영 금지하지 않는 것과도 마찬가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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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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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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