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말을 들으면...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6/10
또 비가 온다.  요즘 비는 이상하다. 그냥 주룩주룩 오든가 부슬부슬 오든가 하지 않고  쏴아~ 와르르 요란하게 소리를 내서 깜짝 놀라게 해놓고 금방 뚝 그치고 잠시 후 또 쏴아~ 거센소리를 내며 쏟아진다.
그저께 밤 늦게까지 그렇게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며 쏟아졌나 보다.
그래서 나는 속이 빠작빠작 타 들어갔다.
그건 바로 마당에 잔뜩 쌓아놓은 모래와 시멘트 때문이었다.
며칠 전부터 미장 작업을 할 일이 있어 모래 시멘트를 사 놨지만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마당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모래야 비가 오면 좀 흘러내리기는 해도 큰 탈은 없지만 시멘트는 물이 닿으면 굳어서 못쓰게 되니 비를 맞으면 절대 안되는 것이다.

"비 오면 어떡해요?"
"괜찮아. 갑빠 씌워놓으면 돼. 그리고 비도 별로 안 온대"

그 말을 믿은 내가 어리석었다. 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3.3K
팔로워 820
팔로잉 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