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시간을 뛰어넘어 아직도 내 곁에 있는 어린 나에게
2023/01/17
나의 어린 시절이 머무는 그곳과 어른인 내가 사는 이곳이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는 여러 개의 은하계를 사이에 둔 것 만큼이나 멀어져 있습니다. 그 시절 나와 꿈을 이야기하고, 책을 보며 토론하고, 같은 영화를 보며 울고, 같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친구 역시 이제는 내 곁에 없죠. 그 시절의 친구들, 그 시절의 나를 그리워하다 보니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우리가 그때 꿈꾸었던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걸까?
훌륭한 어른이 되자는 어린 날의 다짐을 떠올리자니, 훌륭한 것 같지도 않은 데 어른이 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언제쯤이면 나는 내가 꿈꾸던 어른이 될 수 있는 건가. 될 수는 있는 건가. 돼야만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도대체 훌륭하다는 게 뭘까. 연이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생각들은 이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어른은 마침표가 아니다. 어른도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의 과정에 있을 뿐이다. 그 성장의 끝에는 결국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