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noi
노이noi · 독일 거주 에세이스트 노이입니다.
2023/01/15
1.
본론을 시작하기 전, 여기 '공공 장소'와 '아기'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공유하려 한다.
독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무렵, 시립도서관에서 하는 무료 강연에 참석한 적이 있다. 환경 문제에 관한 주제여서 다들 진지하게 듣는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뒤에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기는 엄마가 계속 안고 있어야 할 만큼 너무 작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직 어린 아기였다. 엄마가 아기를 어르고 달랬지만, 아기는 계속 짜증을 내듯 울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소리가 나는 곳, 즉 아기와 엄마를 향해 뒤를 돌아봤다. '내가 그 소리가 좀 신경이 쓰인다'는, 무의식적이지만 분명한 무언의 바디 랭귀지였으리라. 그런데 나는 그만 충격을 받았다. 정말 나 말고는 아무도 아기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쳐다보지 조차 않았다. 힐끔힐끔은 했을 수 있지만, 내 눈에는 모두의 시선이 강연자에게 쏠려 있을 뿐이었다. 

'내가 실례되는 행동을 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놀랍도록 아무도 그 아기와 엄마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2.
내가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겪은 경험으로는 보통 이런 상황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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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일문을 전공하고, 게임PM으로 일하며 미국에 파견 나갔다가, 지금은 독일에서 도시문화학을 공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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