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 마음을 내가 믿어요 - 7. 아줌니는 고사리나 꺾어유, 여기 뭐하러 왔어?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8/06

운전 배우라고 엄마가 준 돈 다 써버렸지.
운전은 언제 배운지도 모르겠어. 하도 오래되가지구. 우리 아들이 지금 87년도 생인데 그 아들 초등학교 2학년, 아니 1학년 때 배웠을 거야. 거의 20몇 년 됐나 봐. 현대자동차 관저동으로 다녔는데 그것도 사연이 있어. 우리 친정 엄마가 4남매를 뒀잖? 내가 맏이구. 근데 아들, 작은 딸, 막내 딸, 다 운전면허를 땄는데 나만 없는 거야. 
   
   
어느 날, 엄마가 우리 집에 오셔가지구 20만원을 봉투에 넣어서 주고 가더라구. “엄마 이게 뭐야?” 그랬더니 너만 운전면허증 없으니까 너 관저동 현대, 거기 가서 따라~. 그래서, "알았어. 엄마 고마워" 하고 받았네?. 그걸 받구서 돈이 급하니까 다 써버렸어. 애들한테구 뭐구, 그러니 운전면허는 갈 수가 없잖아. 
   

   
농사져가지고 뭐, 이거 쌀 팔아서 내가 운전면허 따는 건 말도 안 되구. 그때만 해도 여자가 운전하는 이런 것도 없었구. 그래서 안 했는데 우리엄마가 이래. “너 왜 안 다니냐?” 그래서, “엄마, 돈이 급해서 다 썼어요. 애들 때문에 돈 들어가구 급해서 썼지.” 그랬더니 우리엄마가 관저동 현대자동차 거기 가서 16만 얼마를 주고 등록을 한 거야. 당신이 직접 가서. 돈 주면 또 쓰니까. 
   
  

그래가지구 내가 다녔잖아. 2월 말부터 다녔어. 그때 시험이 두 달 정도 있어야 잡혔어. 난 5월에 잡혔어. 그냥 이론은 쉽더라구. 거기 선생님 칠판에다가 설명해 주고 뭐가 어떻고, 문제만 잘 읽어보면 답이 거기 있어. 문제를 대충 읽으면 몰라. 근데 또, 그것도 못하는 사람은 못하더라구~. 필기에서두 떨어지잖아,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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