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가게의 우롱차를 좋아하세요? 10 -천재가 아니라면 운동하세요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4/01/02
1.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7장은 '한없이 개인적이고 피지컬 한 업(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목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고 하루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꾸준한 운동에 대한 이야기다.

하루키는 하루에 1시간씩 달리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시에 루틴 하게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장을 쓴다는 것도 유명한 이야기다. 하루키의 달리기에 대해서는 따로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로 나왔을 정도이며, 많은 이들의 최애 에세이로 꼽히고 있다.

그가 날이면 날마다 판박이처럼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에 장의 절반 이상을 할애한다. 다 아는 이야기임에도 한 문단을 인용해 보자면, 이 문단이다.

나는 어느 젊은 작가와 인터뷰할 때, “작가는 군살이 붙으면 끝장이에요”라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건 좀 극단적인 말이었고 예외도 물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물리적인 군살이든, 메타포로서의 군살이든. 많은 작가들이 그런 자연스러운 쇠퇴를 문장 기법의 향상이나 성숙한 의식 같은 것으로 보완하지만 거기에도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2. 나 역시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절제해서 먹기', 즉 다이어트인데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이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최종 목표는 출산 후 찐 살들을 빼고 출산 이전보다도 4kg 정도 더 빼는 것이다.

누군가는 다이어트와 글쓰기가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이 장을 읽기 전에는 그 연관성이 어렴풋하게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제대로 설명해 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 장을 읽고는 그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 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몸을 움직이는 것과 뇌를 움직이는 것이 조화되어야 지속가능하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뇌 내에서 태어나는 해마 뉴런의 수는 유산소 운동을 통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으로 해마 뉴런의...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59
팔로워 89
팔로잉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