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조각]컨텍트Arrival (드니 빌뇌브, 2016)
2024/01/08
<그을린 사랑>으로 처음 알게 된 드니 빌뇌브 감독. 그는 <그을린 사랑>에서도 <시카리오>에서도 인간의 어둡고 은폐된 심연을 퍼 올려 보여주기를 서슴지 않습니다. SF를 찍어도 철학영화가 되죠.
처음과 끝을 모두 알고 있어도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기뻐하고 슬퍼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간이라는 이야기를 SF버전으로 말하는 영화입니다.
생각해보면, 큰 틀에서 우리는 모두 미래를 알고 있잖아요.
도입부부터 울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그리고 잃게 되는 과정을 너무나 짧게 그래서 더 숨 막히게 그려낸 슬픈 도입부였어요.
이 영화의 첫 씬은 어슴프레한 창문이죠. 이 첫 씬을 보면서 어쩐지 이 영화의 마지막 씬도 이 창문이어야 할 것 같았어요. 도입부에 그려진 딸의 짧은 삶은 뱅크스 박사의 모든 순간에 삽입됩니다. 여기서 모든 순간이란,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포함하죠.
도입부가 지나가면, FBI 요원이 뱅크스 박사를 찾아옵니다. 알 수 없는 비행물체가 나타났는데,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는 전혀 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