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존재를 확신하는가 - 존재와 소유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4/01/05
무엇으로 존재를 확신하는가 - 존재와 소유(지혜의숲)
무엇으로 존재를 확신하는가 - 존재와 소유

‘급진적인 휴머니스트’ 마르크스의 위와 같은 구절에서 시작해보자. 이는 인간의 생의 목적에 있어 ‘소유’와 ‘존재’가 비상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소유한다’는 것과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리히 프롬은 ‘존재한다(be)’와 ‘소유한다(have)’와의 관계를 테니슨(Tennyson)과 바쇼(芭蕉)의 꽃에 대한 반응으로 설명한 바 있다. ‘꽃을 뿌리째 뽑아내어 손에 들고 있는’것과 ‘꽃이 울타리 밑에 피어있다’로 각각 표현되는 두 시인의 시구는 소유와 존재의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를 일반화 시켜보면,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지향형(orientation)’으로 나눌 수 있다. 다시 말해, 무엇이 거기에 ‘있다’라는 ‘존재(being)’의 인식은 마치 어떤 지식을 알고 있는 것처럼 소유에서 그치지 않고 매 순간 운동하여 외면을 뚫고 본질과 직접 관계한다. 이와 반대로 소유, 즉 무엇을 ‘가지고’ 있다, 라는 생존양식은 소유하는 ‘무엇’이 외양(appearing)으로 드러나는 것에 착목하며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유지함으로써 소유를 확신한다. 

그런데 과연 소유는 ‘확신’할 수 있는 것인가? 친숙하고도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전자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모두 휴대전화(mobile)를 소유하고 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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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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