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이 헌책이 되는 동안 유지되어 온 책과의 유대... 오경철, 《아무튼, 헌책》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07
서점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조금 있지만 헌책방이라면... 잠실의 주공아파트 1단지 종합상가에 있던, 이제는 이름을 잊은 자그마한 서점을 나는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누나가 내게 책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어느 주말 책을 돌려주러 갔을 때 누나의 여동생을 만났고, 나와 같은 학년인 그녀와 내 인생 최초의 데이트를 했다. 단성사 아니면 서울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다.
 “잘들 살고 있는지? 아직도 가끔 헌책방을 찾고 헌책을 읽는지? 어느덧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나이가 되어 이제는 어렴풋한 친구들 얼굴이 떠오를 때면 영영 답을 듣지 못한 줄 알면서도 남세스레 물어보곤 한다. 보고 싶어서겠지. 무언가를 같이, 미친 듯 좋아했던 사람들. 슬픔도, 상처도 청춘의 하위 장르였을 뿐인, 짧지만 찬란했던 그들과의 낭만주의 시대.” (p.46)
 대학 시절에는 학교 앞의 사회과학 서점인 이어도를 다녔다. 선배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였고 그렇게 남긴 돈으로 이어도에서 시집을 샀다. 2,700원이던가 아니면 3,000원이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의 시집을 한 권 살 수 있었다. 정현종이나 정희성, 황동규나 황지우 등의 시집을 읽었다. 장정일이 저자로 되어 있는, 지금의 독립 출판물과 같은 책을 샀던 기억이 난다. 소설이 한 편 실려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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