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과녁을 향하는 문장들_『스무 해의 폴짝』

이우주
이우주 · from 책, 신문, 달리기, 자연
2024/06/09
시를 읽으면 시시한 단어들을 입 안에 담고 굴려본다.
나도 시를 쓸 수 있을지 몰라. 이 시시껄렁한 말들이 시가 될지도 몰라.
뱉어져라. 선율이 되어 뱉어져라. 아름답고 매섭게 뱉어져라.

시인 권혁웅은 시는 인물의 사연을 곡절曲折로, 어조의 꺾임으로 품는다고 말한다.  

"첫 구절이 던져지고, 그다음 또 그다음 구절에서 꺾이는 것, 예측 가능성을 배반하는 것."
- 『스무 해의 폴짝』 379쪽, 권혁웅

굽은 길로 독자를 끌고 들어가 이내 그 예측마저 꺾어버리는 시는 가슴을 깨부수고 들어온다. 망설임 없다. 놀라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리하여 시시한 단어들을 입 안에서 굴려보는 일은 시를 읽고 한참이 지난 후의 일이다. 커다래진 눈을 몇 번이나 껌뻑이고 나서, 감겨진 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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