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도 과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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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3
자녀의 중학교 진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난이도가 급상승한 학교 공부부터 사춘기까지, 다양한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사교육 시장은 이런 변화를 앞둔 부모들의 불안을 먹고 자라났다. 그렇게 아이들은 학원에서 가능한 모든 것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사교육은 가장 민감하고 비밀스러운 분야까지 뻗어나갔다. 바로 성교육이다.

마음이 맞는 학부모들이 모여 ‘그룹 성교육 과외’를 추진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인기있는 사설 성교육 업체의 경우 이미 2025년까지 예약이 꽉 차있다. 보통 4~6명이 한 그룹을 이뤄 진행한다. 교육 과정은 성별, 연령에 맞춰 구성된다. 가격은 회당 25만원 정도다.

성교육 과외의 유행은 2018년 가량부터 시작됐다. 스쿨미투 운동이 있었고, 각종 연예계 성추문과 n번방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공교육 내 성교육의 부실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공교육 내 성교육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 성은 엄청난 부담을 감수하고 건드려야 하는 분야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성 상담가인 어머니를 둔 주인공 오티스가 교내에서 비공식 성 상담소를 운영하는 내용이다. 청소년과 성에 관련된 문제들을 가감없이 다뤄 주목받았다. ⓒ넷플릭스

성교육,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교내 성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반응은 늘 극단적이다. ‘왜 이것밖에 가르치지 않느냐’거나, ‘왜 이런 것까지 가르치느냐’다. 부모의 가치관에 따라 원하는 교육 수준과 방향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의 성교육은 내용도, 시수도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부는 학년별로 연간 15시간의 성교육 실시를 권고한다. 이 시간은 대부분 성과 관련된 교과 과목 수업으로 채워진다. 전문적인 성교육이 이뤄지는 시간은 초중고를 통틀어 4시간 남짓이다. 이 4시간은 대체로 보건, 창체 시간을 활용해 이뤄진다. 보건교사나 외부 강사가 1~2시간 정도의 일회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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