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놓인 예술 작품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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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아트 인증된 계정 · 미술에 빠진 당신을 위한 작품 감상법
2023/03/17
“조각상의 표면을 문질러 거품을 낸 뒤 손을 씻으세요.”

화장실 안에 설치된 조각상, 본 적 있으십니까? 단순한 장식품이 아닙니다. 실제 손을 씻을 때 사용 가능한 비누입니다. 조각가 신미경은 2004년부터 <화장실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비누 조각을 직접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조각이 조금 닳아도 괜찮습니다. 마모된 모습으로 다시 전시장에 놓이게 되니까요.
신미경, <화장실 프로젝트>, 2023. (출처: 코리아나미술관)

“작가는 화장실 안에 비누로 만들어진 불상을 가져다 놓고 일반인들에게 사용케 함으로써 비누조각이 닳아 없어지게끔 유도합니다. 그리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마치 역사적 유물마냥 갤러리에 전시합니다.” -제임스 푸트넘(James Putnam)·큐레이터

신미경은 ‘비누’를 주 재료로 하여 런던과 서울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예술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의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물론 작품의 재료가 비누인지 모르고 지나치셨을 수는 있습니다. 비누라고 하기엔 실제 도자기처럼 너무나도 정교하기 때문이에요.
신미경, <유령 시리즈>, 2007-2013.

그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유령 시리즈>는 비누로 만들어졌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매끈한 외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투명한 비누를 사용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건데요, 작품의 제목인 ‘유령’처럼 우리 주변에 존재하기도, 혹은 존재하지 않기도 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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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첫 비누 조각은 1998년 런던에 거주하며 제작한 <아프로디테>입니다. 여러분도 아프로디테의 조각상을 상상해보세요. 미술사 책에 나올 법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대리석 조각이 ‘서양’을 대표하는 오브제로 느껴지지요?
신미경 작가 (출처: 코리아나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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