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적을 무찌르면 원이 없겠나이다 – 노량해전 1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12/08
이 적을 무찌르면 원이 없겠나이다 – 노량해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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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해전>이 곧 개봉된다고 한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전작 천만 영화 <명량>이나 <한산>이나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순신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된 스토리로 소화하지 못했을뿐더러 천하에 내로라 하는 배우들마저 이순신의 존재에 짓눌려 제 기량을 발휘 못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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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해전은 이순신 본인이 말한 바 ‘천행’같은 극적인 승리였고, 한산 해전은 고종 황제의 고문 헐버트가 “일본 침략군에 사형 선고를 내렸다.”고 기릴 만큼 임진왜란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노량해전도 그렇다.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이면서 해전 중 가장 격렬했고, 전투 양상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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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해전에서는 영화와 달리 배 안에서 칼싸움이 벌어진 적이 없지만, 노량해전에서는 배끼리의 육박전 느낌으로 전투가 전개됐고, 그 이전의 해전에서는 거의 없던 지휘관급의 장수들이 대거 전사할만큼 (이순신 포함) 처절했다. 이 극적인 양상을 어찌 그려낼지 기대도 되면서, 또 그냥 신령스러운 이순신 묘사에 그치지 않을지 걱정도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순신의 마지막 3일을 새삼 돌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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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8년 음력 11월 17일 (양력 12월 14일) 이순신은 그 생애 마지막 일기를 쓴다. “어제 복병장 발포 만호 소계남과 당진포 만호 조효열 등이 왜의 중간 배 1척이 군량을 가득 싣고 남해에서 바다를 건너는 것을 한산도 앞바다까지 추격하였다. 왜적은 한산도 기슭을 타고 육지로 올라가 달아났고, 잡은 왜선과 군량은 명나라 군사에게 빼앗기고 빈손으로 와서 보고했다.” 
   
발포만호는 보고하면서 계속 분통을 터뜨렸다. “왜선은 튼튼하고 쌀도 가득 실려 있었는데 아 글쎄 저 되놈들이 말입니다......” 연신 육두문자를 섞어 가면서 되놈들 욕을 퍼붓는 발포 만호 소계남을 보면서 이순신은 명나라 군들이 마지막까지 심술을 부린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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