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의 대중성과 현대성 전통예술 계승에 있어서 중요한 대중성과 현대성은, 형식과 예술적 관습의 문제인 동시에 내용과 개념 혹은 생각의 입각점(흔히 ‘콘셉트’라고 이야기하는)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구태여 꺼내는 것은, 내가 만나본 전통공연예술 종사자들이 대중성과 현대성을 형식이나 기법 같은 예술적 관습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흔히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통예술이 참 멋지고 좋은 건데, 너무 옛날 것이고 대중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자꾸 죽어가는 것이다. 뭔가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형식이나 기법으로 포장을 잘 하면 성공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잘 안된다.” 즉 대중성과 현대성을 일종의 포장지나 액세서리, 혹은 그릇으로 보는 태도이다. 대중성을 형식과 기법의 문제로 보는 경향은 그리 낯설지 않다. 일찍이 1920년대 말의 ‘대중화논쟁’도 ‘내용․형식논쟁’이 비화된 결과였으며, 상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