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찬란히 빛나는 보석, 김승옥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5/06
196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김승옥은 단편소설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여관에 틀어박혀 며칠이고 담배를 태우며 글을 썼다. 출처-조선일보

4.19 직후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작가, 김승옥(金承玉, 1941 ~ )
   
4.19 혁명과 김승옥의 등장
   
1960년대 한국 문학의 현장은 매우 은성한 식탁과 같다. 양과 질의 면에서 가장 풍성하고 윤택한 문학적 성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4.19 혁명 이후 젊은 대학생과 청년들은 특유의 청신한 감각으로 새로운 세계를 향한 동경의 마음과 무참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좌절감을 동시에 문학으로 표현했다. 4.19라는 역사적 분기점은 식민지 시기 말 태어난 청년 세대들에게 전례 없는 승리와 패배의 경험을 함께 선사했다. 4.19는 부정선거를 바로 잡고 독재자를 권좌에서 밀어내는 등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청년들이 스스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였으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독재 권력에게 정권을 고스란히 넘겨줄 수밖에 없게 된 미숙한 청년들이 스스로의 정치적 한계를 각인한 뼈아픈 경험이기도 했다. 

이처럼 4.19는 ‘희망’인 동시에 ‘좌절’이었다. 당시 대학생들은 4.19를 이끌었던 주역들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은 최선두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쳤다. “우리는 캄캄한 밤중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4.19 선언문’을 직접 쓰고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은 승리에 도취된 이들과 열패감에 사로잡힌 이들이 한데 섞여, 변혁과 도전을 목청 높이 이야기하고 때로는 상실과 슬픔을 토로하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정념들이 마구 뒤섞인 채로 청년들이 자신의 역량을 힘껏 발휘해 써낸 이 시기의 문학 작품들이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4.19 당시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 중에서는 이름난 천재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학생이...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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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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