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여성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권기옥. 사랑에 뜨겁고, 조국을 사랑하며 하늘을 날았던 여인의 일대기를 소개할까 한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는데, 친일파 박경원을 미화한 <청연> 같은 영화가 나온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 덕분에 권기옥을 아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뜻밖의 좋은 일이었다.
권기옥은 1901년에 평양에서 태어났다. 몰락 양반 집안 출신으로 아들을 바라는 집에서 태어나 환영받지 못했다. 아명이 갈례인데, 딸이 태어나자 어서 가라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11살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12살이 되었을 때 숭현소학교에 입학했다. 1916년 졸업 후에 숭의여학교 3학년에 편입했는데, 이때 미국인 아트 스미스가 평양에서 곡예 비행을 선보인 일이 있었다. 이것을 보고 비행사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숭의여학교에서 비밀결사 송죽회에 가입하고, 1919년, 민족대표 신홍식(1872~1939)의 밑에서 평양 만세 시위에 참여했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