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역시 운명이란 이리도 얄궂은 걸까요. 군사독재를 시작한 이와 군사독재의 마무리를 지은 이가 같은 날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하 고인)의 죽음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고인의 공과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많은 잘못도 있지만 그래도 말년에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았냐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반성과 사과가 고인이 병환으로 쓰러지고 나서라는 점에서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매정하다고 욕해도 좋습니다. 같이 두 손 꼭 잡고 내란수괴로 판결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비하면 낫지 않냐고 옹호해도 좋습니다. 둘 다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니깐요. 그럼에도 저는 고인의 반성과 사과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10년 전 출간된 고인의 회고록 때문입니다. "12·12사태는 쿠데타가 아니다"라는 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