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절망", 표백세대의 자살 투쟁 - 장강명, <표백>
‘스무살 담론’, ‘청년 담론’은 장강명 이전부터 다수 존재해왔다. 현 청년 세대를 한 단어로 정의하거나 혹은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사회에 던져진 청년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거나 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장강명 작가는 이와는 대척점에서 ‘하얀 절망’으로 현 청년세대를 정의하고 지금의 표백되어야만 하는 사회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서술한다.
<표백>에서 등장하는 2030세대는 현시대가 너무나 완벽해서 ‘망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엘리트의 반열에 들고, 자살한다. 이에 공감하지 못하고, ‘도전’, ‘열정’과 같은 가치를 탁상공론하는 486세대와 표백세대는 이분법적으로 명백히 구분된다. 작품의 주제는 소설 속 자살동반카페의 이름 ‘와이두유리브닷컴’과 같이 ‘무엇을 위해, 왜 사는가?’에 실존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이다. 이 때문인지 작품 속의 인물은 ‘적그리스도’, ‘소크라테스’등 철학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