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파괴

달빛소년
달빛소년 · 댓글 감사합니다^^
2022/12/04
  • 창조는 삶, 파괴는 죽음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54VAb3f1z6w

어느 가을 날 민속촌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화창한 가을 날 민속촌은 더할 나위 없이 평온했고 전통이 살아있는 가옥을 보며 낙엽이 떨어지는 길을 걸으면 잠시 바쁨을 잊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있고 웅성거리는 소리에 광장에 가보니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날 본 공연은 작자 미상의 권선징악 전래 동화들을 한 곳에 모아 재구성한 내용이었다.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 선녀와 나무꾼, 금도끼와 은도끼, 토끼와 거북이 등 착한 것들이 결국 잘살고 나쁜 것들은 벌을 받는 이야기에 악당들이 나와서 자신은 원래 악당이 아닌데 작가가 쓰는 대로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고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어 악해진 것이라고 해명한다. 우연한 기회로 결국 악당들은 작가의 붓을 빼앗고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로 살아가는 대충 그런 이야기다. 글을 써서 캐릭터의 창조와 파괴를 반복하는 일은 상상만 해도 멋진 일이다. 글로 쓴 일이 모두 이뤄지고 지우고 싶은 일은 모두 지울 수 있는 창조와 파괴가 자유로운 세상이다. 

가끔은 글을 다 쓰고 나서 제자리를 맴돌며 안절부절 하지 못하며 선뜻 나서지 못하고 주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내가 쓴 글이 산산조각 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사실 창조와 파괴와 관련된 이 글도 다섯 번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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