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공급이 부족해서 집 값이 오르는걸까?

루덴스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2021/10/02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폭등'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분명 정부 정책의 목표는 '집값'을 잡는 것이었는데 왜 이런 상황이 된 걸까요?

1. 공급 부족 논리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는 '공급의 부족'입니다. 그런데 과연 부동산 폭등이 이 때문일까요?
정부는 지난 20년간 부동산 공급이 많이 이루어졌고, 주택 보급률이 104%에 이르므로, 부동산 공급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부동산에 대한 규제 정책을 채택했습니다. 때문에 부동산 공급이 줄었고, 수요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부동산은 단순히 '수량'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동산은 수요 공급 곡선으로 '공산품'처럼 다룰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입지, 크기, 주거형태 등에 따라 부동산은 여러개의 내부 시장으로 쪼개져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규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증가시키자는 주장도, 공급이 충분하니 규제하자는 주장도 핵심을 빗겨가고 있습니다.

 시장을 쪼개는 핵심적인 요소는 입지입니다. 서울, 수도권, 대도시에 대부분의 일자리와 대학이 집중되어 있는 대한민국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인구를 계속 대도시 인근으로 끌어모으게 됩니다. 서울 중심부에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입지의 부동산은 수요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습니다. 부동산을 아무리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도시 외곽에 공급한다고 해도, 입지가 좋은 부동산의 수요는 더 커지면 커졌지 감소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수요 - 공급의 논의로 '수량'적으로 접근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아무 곳에서나 사는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 경로, 대학, 일자리 등과 관련하여 터전을 잡습니다. 불편한 곳, 출퇴근이 힘든 곳,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좋은 입지의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생겨납니다.

 결국 '수요'는 결국 대도시 중심으로 일자리, 인프라, 문화 등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집중시키는 현 상황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단순히 주택 '공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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