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서의 성립」과 현실감각, 다케다 다이준

Orca
Orca · 제국에 관한 글쓰기
2024/03/25
『경서의 성립』과 현실감각
쇼와 15년 봄, 3월, 나는 지금은 문부성에 있는 O씨, 규슈대에 있는 M씨와 세 명이서 교토대 구경을 갔다. 円山의 사쿠라를 비추는 화톳불 구경에, 유람 버스에서 시골 아가씨와 절이니 신사니 참배를 다녔다. "자 오늘은 춤 구경을 갈까 아니면 연구소의 요시카와 고지로 씨를 방문할까" 누군가 제안하자 "춤이 좋지" 라고 나머지 두 사람이 대답한다. 그런 지극히 비학문적 기분으로 놀고 있었다. M씨는 춤이 별로인 것에 분개했지만 나는 상상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별볼일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동방문화연구소에도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M씨가 요시카와 씨와 번역 문제로 상의할 일이 있어 세 사람이 동행했다. 다들 여러 의미에서 내키는 발걸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제대 연구실이 풍기는 그 오싹하고 음산한 일종의 문화관청 같은 공기에는 소름이 돋는 편이다. 무서운 게 오히려 더 보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으로 따라갔다. 가보니 연구소는 건물이 아름답고 내부는 청결, 환경은 정숙, 실로 좋다고 느꼈다. 요시카와, 히라오카 다케오 두 사람도 기쁘게 맞아주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교토대 학사회관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가는 중에 요시카와 씨는 길 한쪽에 꽃을 피운 사쿠라 나무를 보면서 "아, 어느샌가 봄이 왔네. 연구실에만 있으니 몰랐는데" 하고 말했다. 여관에서 주는 내복どてら 위에 외투를 걸치고 밤 벚꽃에 취했던 나는 그 말에 두 손 두 발 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 자신이 여기 여러 연구원들과는 전연 이질적인 인간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M씨의 기차 시간이 임박해 오는 통에 식사를 마치고 세 사람은 일어섰다. 양식을 먹으며 거의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그게 우스워서 세 사람은 도로에서 웃고 우스운 나머지 담배를 피며 열차에 오른 나는 승객에게 혼나고 말았다. 밥만 먹고 도망쳤다는 재미라기보다 학문의 절대성이 홍진浮世의 우스움 앞에 비틀리고 말았다는, 그 즐거움이 있었던 것이리라. 하마마쓰에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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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6년, 방공통제사 3년, 석사 생활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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