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오펜하이머] '소문난 잔치'에서 만난 미 제국주의의 세련된 추억

안치용 인증된 계정 · 작가, 영화평론가, ESG 담당 교수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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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 개봉해 더 불편한 그 영화, 소문과 다른 이유[안치용의 영화리(영화평)] 오펜하이머

*영화의 결말을 알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전기영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다룬 역사물이기도 하다. 영화가 맨해튼 프로젝트는 물론 이후 상황까지 미국의 핵폭탄 개발과 관련한 1940~50년대 역사를 다루지만, 핵심은 미국 원자폭탄의 아버지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이다.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한 오펜하이머의 이야기가 개인사를 포함하여 전개된다. 핵폭탄 개발을 둘러싼 이야기가 주요 축이지만, 영화는 오펜하이머가 휘말리게 되는 핵폭탄 개발 후일담을 비교적 상세하게 극화하였다. 전체적으로 오펜하이머 평전에 가깝다. 놀란이 오펜하이머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로 평가한 것은, “미국 역사상”으로 수정하는 게 맞다. 놀란이 말한 “중요”엔 가치가 포함되었을 것이다.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의 공헌으로 미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이끄는 국가가 되었기에, 짧은 미국 역사에서 그를 가장 중요한 인물로 평가하는 인식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오펜하이머를 영화 소재로 삼아 극화하는 데는 많은 방법론이 있었을 것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어내려면 그를 미화하거나 영웅화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의 감정과 도덕이 아닌 행위와 좌초를 냉정하게 그렸어야 했다. 영화를 만들 때 자국 중심주의나 조국애의 강조가 꼭 피해야 할 항목은 아니다.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고, 때로 그런 영화가 세계인에게 보편적 감동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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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연구소장으로 (사)ESG코리아 철학대표, 청년협동조합지속가능바람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ㆍ국제영화비평가연맹 회원이고,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냈다. 약 40권의 저역서가 있다.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전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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