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자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30
그 여자는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많지가 않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 24시간 중에 겨우 1시간 정도나 될까.  그것도 해가 서산으로 쏙 빠지고 나서 아직 밝음이 남아있을 무렵의 잠시가 거의 전부라고 보면 된다. 진종일 집안에서 그것도 거의 자기방에서 꼼짝도 않고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 대부분의 시간을 그녀는 침대 위에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들여다 보거나 혹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보낸다.
그러다가 검은 검퓨터 좌판을 정신없이 두드릴 때도 있다. 그럴 땐 상당히 몰입을 해서 제법 도취돼 보이기도 한다.

그녀의 활동량을 보면 굳이 그녀가 하루 세끼를 챙겨먹을 필요가 있나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잊지않고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이 신통하다.
저녁무렵 밖으로 나가는 것은 어쩜 너무 움직이지 않아 몸에 녹이 쓸거나 운동부족이 되어 거동에 지장이 있을까봐 나가주는게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밖에 나가서도 그다지 꼭 할 일은 없어보이고 그저 맨손체조를 잠깐하거나 텃밭에 심어 논 토마토나 고추를 몇 개 따는 게 전부이니까. 어쩌다 기분이 내키면 집주위를 몇 바퀴 뛰어주기도 하지만 그건 극히 드문일이고 또 아주 가끔 아침나절 해 뜨기 전에  잔디밭의 풀을 뽑는 일도 있지만 그 역시도 규칙적이진 않다.

컴퓨터 좌판을 두드릴 땐 글을 쓰는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그걸로 무슨 수입을 창출하는건 아닌것 같다.
그녀가 수입도 없는 일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수입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시간투자 대비 너무나 미미해서 그걸 수입이라고는 감히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녀는 살림살이에까지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알뜰살뜰 반들반들 윤이 나게 쓸고 닦는건 시간 낭비같게만 느낀다. 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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