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에세이 4 – 에드워드 호퍼와 뷔페의 광대들 1부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9/10
에드워드 호퍼 <Blue night> - 출처 - Google Arts & Culture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1914년도 작품에 <Blue night>이라는 것이 있다. 표정이 잡히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 생뚱맞게 자리한 광대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동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 <에드워드 호퍼 : 길 위에서>가 대중의 관심을 불러 모으며 광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전시회 이전에도 에드워드 호퍼는 낯설지 않았다. 공유와 공효진이 등장하는 한국의 어느 쇼핑몰 기업의 광고에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패러디하며 조금씩 대중과 얼굴을 맞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대중은 이미 에드워드 호퍼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서도 오래전부터 그의 작품을 익숙하게 만나고 있었다. 

    시대와 공간적인 배경에는 차이가 있지만, 생전에 철저히 무명이었던 고흐와는 달리 생전에 이미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의 반열에 있었던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여러 장르, 여러 예술가에게 영향을 끼쳤다. 대표적인 장르가 영화다. 1943년 알프레드 히치콕이 만든 영화 <의혹의 그림자 Shadow of doubt>에 호퍼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배경이 등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7년 드니 빌뇌브의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에 이르기까지 30편 가까운 영화에서 호퍼의 작품이 차용과 오마주를 통해 대중을 만났다. ...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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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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